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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미래 담배표지
    No Smoking 2004. 11. 29. 16:47
    유럽연합(EU)이 썩어들어간 폐, 목에 난 종양, 부식된 치아 등 소름끼치는 사진들을 동원해 공격적인 금연 캠페인을 시작했다. EU는 회원국들이 이 사진들을 담뱃갑에 함께 부착시키길 희망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정부들이 이 사진을 채택해, 흡연가들이 담배를 끊고 어린이들이 절대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한 경고문구를 강조하는데 사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데이비드 번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장은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 자리에서 "광고의 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광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도 그러한 광고의 효과를 이용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흡연은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게 할 수 있다.

    질병과 죽음을 담은 끔찍한 사진 뿐 아니라, 피부노화를 경고하는 쭈글쭈글한 사과나 발기부전을 경고하는 구부러진 담배꽁초 등 재미있고 추상적인 사진까지 총 42장의 자료사진이 각 회원국 보건부로 발송됐다.

    이런 사진들을 이용한 캠페인은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현재 브라질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진들이 활용되고 있다.

    사진공개와 함께 EU 집행위원회는 독립기관의 담배 전문가들이 작성한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매년 65만명 이상의 유럽인들이 사망하고 있으며, EU 회원국들이 1천억 유로 이상의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치명적인 폐암을 일으킨다.

    이 보고서는 EU 회원국들이 전문적인 금연기구를 설립해야 하며, EU가 담배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유럽 회원국들에게 1인 당 3유로의 금연 예산을 즉각 책정하고 세금 인상을 통해 계속해서 담배 가격을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일부 국가들이 세금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지수 변동을 우려하고 있으므로,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담배를 제외시켜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담배에는 벤젠, 니트로사민, 포름알데히드, 시안화수소 등이 포함돼있다.

    번 집행위원장은 “사람들이 담배에 대한 자기만족에서 벗어나 충격을 받아야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흡연의 진짜 모습은 담배업계에서 그려내고자 하는 매혹이나 지적인 교양이 아닌, 질병과 죽음, 그리고 공포다.”

    번은 “벌써 아일랜드와 벨기에가 이번 사진경고 캠페인을 도입하기 위한 국내법 통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회원국들도 내년부터 이러한 사진경고 캠페인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번은 현재 EU 보건 및 소비자보호 집행위원회장 임기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다.



    흡연은 혈액의 흐름을 감소시키고 발기 불능을 초래할 수 있다.
    영국의 흡연가 로비단체인 ‘포레스트(Forest)’는 EU의 사진경고 캠페인은 불필요하게 공격적이며, 주류 및 지방질식품에 대해서는 이러한 경고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는 흡연가만을 선택적으로 차별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포레스트의 대표인 시몬 클락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흡연가들은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더 이상의 충격을 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간단한 경고문구만으로도 충분하다.”

    영국, 공공장소 금연 임박?

    아일랜드 출신의 번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 바나 레스토랑 등 모든 공공건물에서의 흡연을 금지시킨 아일랜드처럼, 다른 회원국들도 이러한 금연정책 사례를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뒤를 이어 노르웨이도 공공건물에서의 금연 정책을 도입한 상태다.

    하지만, 번은 그러한 금연 정책이 EU 집행위원회의 강제보다는 각 회원국들의 내부적인 정책 결정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금연 정책이 EU 집행위원회의 강제적인 명령인 것처럼 규정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흡연은 혈액의 흐름을 감소시키고 발기 불능을 초래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레스토랑이나 펍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각료들에 의해 제기돼왔다. 또한, 자유민주당 소속의 유럽의회의원인 크리스 데이비스는 블레어 정부에 대해 가능한 빨리 경고문구를 강제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경고 캠페인은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사진경고 캠페인을 통해 흡연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게 증가됐다.

    사진경고 캠페인의 효과에 대한 캐나다의 연구조사 결과, 흡연가 중 금연을 결심한 비율이 4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갑에 경고사진을 부착하는 방안을 도입한지 1년 후 ‘캐나다 암학회’에서 실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경고 캠페인으로 흡연가중 43%가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흡연가 중 44%가 새로운 경고 캠페인이 금연 동기를 높여줬다고 밝혔으며, 금연에 도전한 흡연가 중 38%는 새로운 경고 캠페인 때문에 금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흡연가 중 21%는 담배를 피고싶은 유혹을 느꼈지만 새로운 경고를 보고 차마 담배를 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글은 중앙일보 cnn 번역란에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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