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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하게 삽시다] 쉬운 금연
    No Smoking 2004. 11. 29. 16:38

    이 코너에서 제가 '달리기와 금연'이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이 글을 '쉬운 금연'이란 제목으로 다시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분이 "금연이 그렇게 쉬운 거라면 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지 못해 고생하느냐"라고 매서운 반박을 해오셨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금연은 쉽습니다. 어려울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문제일 뿐이지요.

    많은 분들이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로 금단증상을 꼽습니다. 하지만 막상 금단증상은 별거 아닙니다. 그 기간도 길게 잡아야 2주일입니다. 물론 어설프게 금연을 하려 한다면 이 2주라는 기간도 엄청 길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금연에 있어 최대의 적이 금단증상이라면 왜 많은 분들이 금연하고 몇달 혹은 몇년 후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댈까요?

    그 이유는 바로 기억입니다. 제가 예전 필로폰 사건 취재 때문에 어느 형사를 만났었는데 그가 묻기를 "김기자는 필로폰을 몇번쯤 투약하면 중독될 거라고 생각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정답을 몰랐죠. 그래서 "담배 같으면 한달쯤 되지만 필로폰은 중독성이 훨씬 강할테니까 한 열번?"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설명은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단 한번으로 중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기억이란 거죠. 투약 후의 그 황홀했던 경험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까 몇년에 한번씩 필로폰 사건으로 계속 구속되곤 하던 박모씨의 경우가 수긍이 되더군요. 인생이 고달프고 뭔가 안풀릴 때면 옛날의 그 좋았던 순간이 생각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어요?

    담배도 강도에서만 차이가 난다뿐이지 결국 마찬가집니다. 제가 전에 '금연이라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저 참고 있는 것뿐이지 끊은 것은 아니다'라는 얘기를 드렸었는데 기억을 지우지 않는 한 이미 한번 맛을 알아버린 담배이기에 다시 피울 수 있는 소지는 항상 있는 것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간염으로 입원하던 도중에 금연을 했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괴로운데 금연으로 인한 괴로움이 조금 더 겹친다 한들 뭐 대수랴'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병원이라는 여건상 담배 한대 피우기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고요. 아무튼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머지 입원해 있는 열흘 정도를 무사히 금연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할 때쯤에서는 금단증상도 거의 안나타났고요.

    헌데 문제는 집에 가니 발생했습니다. 집에서 제가 항상 담배를 피우던 장소, 즉 베란다를 쳐다보는 순간 흡연 욕구가 엄청 밀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요양하던 일주일 동안 이를 참느라 무척 고생했고요.

    그러다 회사에 출근하고 나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역시 회사에서도 흡연장소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지나칠 때마다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스치는 것 같았거든요.

    그때 제가 깊이 느낀 게 "아, 몸에서 니코틴이 다 빠져나가서 금단증상이 사라진다 해도 기억이란 정말 무섭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기억에 대해 이처럼 장황하게 늘어놓느냐고요? 적을 알아야 적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금연의 최대 적은 금단증상이 아니라 기억이란 사실을 알고 나서 그럼 어떻게 금연을 하시겠습니까?

    금단증상과 달리 기억은 이성적으로 얼마든지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제가 지난번 글에서 달리기를 하게 되면 금연을 쉽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바로 흡연이 달리기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성적 판단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달리기를 하면서 여전히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거야 뭐, 평양감사도 지 싫으면 안하는 거니까요.

    달리기는 하나의 예이고요, 다른 운동 또는 운동 아닌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금연해야 할 필요성을 자신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것이면 뭐라도 좋습니다.

    어느 분은 가족끼리의 사랑을 내세우시더군요. 금연하고 몇달이 지난 후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에 자꾸 손이 가다가도 "내가 담배 끊고 나서 아내와 자식이 얼마나 좋아했었는가"라며 또 다시 그들을 실망시킬 생각을 하니 차마 담배를 못피우겠더라고 말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동기유발이죠. 뭐, 두말 필요 없이 어느날 담배 딱 끊고 아무 이유 없이 다시는 안피우는 이런 분들도 있겠지만 그거야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 pc@>

    기사 참조 사이트:

    http://sports.chosun.com/news/club.htm?name=/news/life/200409/20040915/49o7700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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